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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열차 안은 시원했는데… 내리자마자 온몸에 열기가 확 느껴지더라고요. 바람이 불기는 하는 걸 보니 승강장에 에어컨이 켜져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숨이 턱 막힐 정도예요. 왜 이렇게 덥죠?”
23일 오전 11시 50분쯤 서울 마포구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승강장에서 만난 대학생 권모(23)씨가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닦으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2호선 열차 안에서 기자가 측정한 온도는 25.1도. 그러나 홍대입구역 대합실에서는 온도계 숫자가 31.2도까지 올라갔다. 이때 기상청이 측정한 마포구 기온은 31.1도였다. 바깥보다 0.1도 워크아웃 높은 홍대입구역 대합실에서는 에어컨이 가동 중이었지만, 5분만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흘렀다.
23일 서울 중구 시청역과 을지로입구역에서 기온을 측정하자 각각 30.2도, 30도가 기록됐다. /이호준 기자
◇실내 전세자금대출금리계산 기준 온도는 27~29도, 시청역 대합실은 30.2도
연일 무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 사이에서 “지하철 역사가 너무 덥다”는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냉방 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곳도 있지만, 에어컨이 있는 곳에서도 야외나 다름없을 정도로 덥다는 것이다. 서울 지하철 운영사인 서울교통공사는 역사 내 냉방을 하고 있 청약제도 변경 지만, 바깥 기온이 높거나 이용 승객이 많으면 역사 내부가 더울 수 있다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시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역사 실내 온도는 27~29도를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23일 홍대입구역, 시청역, 을지로입구역, 명동역, 강남역 등 5곳의 역사에서 실내 온도를 재보니 4곳에서 정해진 온도보다 1~3도 높았다. 명동역만 28도였다. 균등분할
이날 낮 12시 20분쯤 찾은 시청역 대합실은 30.2도였다. 10분 동안 대합실을 지켜보니 시민 20여 명은 냉방 시설이 가동 중이지만 부채나 휴대용 선풍기로 더위를 식혔다. “역이 지어진 지 오래돼서 에어컨이 없나?”라는 말을 하는 시민도 있었다. 직장인 이모(34)씨는 “뜨거운 햇빛을 피하고 에어컨 바람을 쐬려고 시청역 지하 통로로 할부이자계산 지나가는데 바깥이 더 시원한 것 같다”고 말했다.
23일 서울 강남구 강남역의 승강장에 발광다이오드(LED) 광고판이 설치돼있다. /이호준 기자
강남역은 LED 광고판에서 나오는 열기가 더해졌다. 이날 오후 1시 50분쯤 측정한 승강장 내 기온은 29.8도. 직장인 A씨는 “대구에서 출장 왔는데 서울 지하철이 이렇게 더운 줄은 몰랐다. 에어컨 아래에만 붙어 있었다”고 말했다.
◇“에어컨 가동 중인 거 맞나” 민원 2년 만에 70% 늘어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역사가 내부가 덥다’는 민원은 2022년 752건에서 2023년 998건, 작년에는 1274건으로 2년 만에 70% 가까이 늘었다. 올해도 6월까지 이미 128건 접수됐다. 공사 관계자는 “역사 내 냉방 시설은 정상 운영하고 있다”면서 “올해 더위가 평년보다 일찍 찾아왔고, 바깥 기온이 높고 이용 승객이 많으면 역사 내부 온도가 30도 이상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23일 서울 중구 시청역의 한 상가에 냉풍기와 써큘레이터가 설치돼있다. /이호준 기자
아예 냉방이 되지 않는 지하철역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서울 지하철 276개 역 중 51곳(18.5%)은 냉방 설비 자체가 없다. 25곳은 지상에 역사가 있지만, 26곳(9.4%)은 지하여서 실내에 가까운데도 냉방 설비가 없다. 지하철 2호선 아현역·충정로역, 4호선 안국역·잠원역, 4호선 서울역 등이다. 1970~80년대 지하철을 건설할 때 당시 규정에 냉방 설비 항목이 없었고, 그 뒤에도 개선 공사를 하지 못했다.
‘에어컨 좀 놓아달라’는 민원은 꾸준히 제기되지만, 서울교통공사가 지난 10년간 냉방 설비를 갖춘 곳은 단 3곳이다. 잠실새내역이 2021년 383억원을 들여 설치를 마쳤고, 2022년에는 미아역·쌍문역이 총 734억원을 들여 공사를 끝냈다. 그사이 자재비와 인건비가 비싸져 올해 기준으로 지하 역사 1곳에 냉방 설비를 설치하는 데 640억원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 지하 26개 역 전체에 냉방 설비를 설치하려면 1조6600억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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