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과 ABL생명 노동조합이 인수자인 우리금융지주에 고용승계 보장과 매각 위로금을 지급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그러나 매도자가 아닌 매수자 입장에서 매각 위로금을 지급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2일 동양·ABL생명 노조와 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생명보험업종본부는 우리은행 본점 앞에서 '동양·ABL생명 매각 관련 합동 조합원 총회 및 고용안정 쟁취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지난달 2일 우리금융은 금융당국으로부터 동양생명과 ABL생명 자회사 소프트포럼 주식 편입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우리금융은 빠르면 7월 초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은 신속하게 자회사 편입 절차를 밟고 있다. 최근 우리금융은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개최하고 차기 동양생명보험 대표에 성대규 우리금융 생명보험사 인수단장, ABL생명보험 WISCOM 주식 대표에 곽희필 전 신한금융플러스 법인보험대리점(GA) 부문 대표를 추천한 바 있다. 동양·ABL생명 노조는 우리금융이 자회사 편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노조 주장에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들은 "우리금융은 인수과정에서 동양·ABL생명 직원들의 고용안정 등 방안 마련에 대한 대화를 무시하고 있다"며 "야마토3 현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인수·매각 과정에서 직원들이 겪는 심리적·신체적 고통과 불확실성에 대해 충분한 매각 위로금을 지급하라"며 "인수 회사는 동양·ABL생명 노조와 체결된 모든 단체협약을 원칙·전면적으로 승계하라"고 경고했다.
이재진 사무금융노조위원장은 "지난해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순이익은 4000억원이 넘는다"며 "우리를 신줏단지 모셔가도 부족할 판에 무시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매각 위로금은 당당히 우리가 받아야 할 상여금CMA 이자 공로금"이라며 "그간 벌 수 있게끔 했던 결과물을 같이 나누자는 게 왜 나쁘냐"고 지적했다. 통상 매각 위로금은 기업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매도 측에서 지급하는 일종의 보상금이다. 그러나 노조는 '매수자'인 우리금융을 향해 '위로금'을 달라고 하는 상황이다. 동양·ABL생명 노조는 우리금융에 월 기본급의 1200%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매각 위로금은 매도자 입장에서 지급하는 것이 관례"라며 "매수자가 지급한 사례는 없고 관례대로 지급해야 한다면 중국 다자보험에서 지급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동양·ABL생명 자회사 편입 후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을 예정"이라며 "구성원의 고용안정과 권익 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권에서는 동양·ABL생명 노조의 요구가 자회사 편입 후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적 행동이라고 분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동양·ABL생명은 우리금융 자회사 편입 후 화학적 결합을 거쳐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는 수단으로 결의 대회를 개최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동양·ABL생명 노조의 주장대로 매수자인 우리금융이 위로금을 지급하는 형태는 시장 논리로 봐도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매각 위로금은 매도자가 좋은 가격으로 매각했을 때 그 이익을 임직원과 나눈다는 개념이지 매수자가 부담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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